광활한 대륙이 모두 메말랐습니다.
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에티오피아, 케냐, 소말리아 등 동아프리카에 몰아닥친 극심한 가뭄.
생명의 흔적이 사라진 곳에 흙먼지만 날립니다.
뼈와 가죽 뿐인 짐승의 사체가 곳곳에 나뒹굴고
굶어 죽기 직전인 짐승을 애써 들어 올려 보지만 한 걸음 내딛기도 어렵습니다.
가축이 굶어 죽고 농사도 지을 수 없으니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.
[모하메드 아뎀 / 소말리아 주민 : 우기가 두 번 지났지만 비가 안 왔어요. 평생 처음입니다. 마을 전체가 무덤이 될까 걱정이에요.]
에티오피아의 엄마와 네 살 아이도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.
빵 한 조각이 이들 가족의 생명을 이어주는 양식입니다.
[히워트 / 에티오피아 주민 : 아이들을 먼저 먹이고, 남은 게 있으면 먹습니다. 뱃 속에 아기가 있지만 배부르게 먹어본 적은 없어요.]
기아에 시달리는 사람이 무려 천 300만 명.
세계식량계획이 각국의 지원을 받아 식량을 배급하지만 역부족입니다.
[마이클 던포드 / 세계식량계획 동아프리카 지역국장 : 난민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이 한국에서 온 쌀입니다. 언제 더 오느냐고 물어봐요. 한국 정부에 감사드립니다.]
긴급 구호가 필요한 난민만 450만 명으로 3억 2,700만 달러, 우리 돈으로 4천억 원 가까운 재원이 필요합니다.
세계식량계획 던포드 동아프리카 지역국장은 한국 국민의 지원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YTN에 보내 왔습니다.
[마이클 던포드 / 세계식량계획 동아프리카 지역국장 : 전쟁의 참화를 겪은 한국은 60년 전 세계식량계획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는 나라였습니다. 지금 한국은 우리에게 최대 기부국이고 기아에 시달리는 난민들을 돕는 나라입니다.]
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사회의 관심에서도 멀어진 '아프리카의 뿔' 주민들.
하루 앞도 장담할 수 없는 고통의 나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.
YTN 호준석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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